학교 포탈을 보던 도중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한때 들었던 수업을 강의하신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공고였다. 부친상, 모친상이 아닌 본인상이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하면서 충격적이었다. 재밌게 수업해주시던 것이 생각이 나 아직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것이 마음이 아프다.

예상외의 부고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머리에 각인시킨다. 단순히 한때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일수도 있었던 사람을 잊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 잊을 수 없게 만든다. 어쩌면 일찍 떠났기에 못다한 생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기억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벌써 그런 사람이 둘이다. 한 해 두 해 살아온 날들이 많아질수록 죽음이란 것은 여느 표현처럼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은 내 미래에 있는 것이지만 그 미래가 당장 내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죽음은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의 삶에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에는 일정한 거리가 존재한다. 호상이라 부를 수 있는 어쩌면 약간은 예상했던 죽음들도 물론 그가 주는 슬픔이 작지 않겠지만 이렇게 죽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홀연히 나타나는 때에는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우리 모두를 당황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그렇게 이 세상은 쉬지 않고 돌아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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