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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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었어도 좀 이쁜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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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행기를 쓰게 될 줄이야 ㅎㅎ

금요일 낮에 런던에 도착한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소호로 나갔다.
갓 도착한 여행자들이라 길 찾는데 고생 좀 했다ㅜ ㅋㅋ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쇼핑가도 둘러보고 너무 비싼 물가에 숙소로 돌아와 라면을 먹었다.

토요일은 마켓을 돌아다녔다. 아침 일찍 일어나 포토벨로 마켓에 갔다. 우리가 너무 일찍 나와서 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 초코바도 사먹고 생선가게 구경도 했다. 포토벨로 마켓에서 소시지도 사먹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다보니 날이 흐려져서 비도 맞았다. 아, 여름옷만 가져갔는데 너무 추워서 고생 좀 했다지... 그 다음에는 먹는 것이 많은 버로우 마켓을 갔다. 과일, 야채부터 빵, 치즈, 햄, 여러 음식까지 정말 먹는 것 천지였다. 여기서 닭고기 햄버거로 점심을 때웠다. 치즈가게에 들려서 브리치즈를 시식했는데 쩡승 오지 이레 다 기절할 뻔 했다. 난 맛있었는데...? 치즈가게 옆에서 쭈그려 앉아서 점심 먹고 이제는 템즈 강변으로 나갔다. 역시 하루쯤 지나니 길 찾기에 익숙해 지는 듯...? 아마도 금요일에 소호에서 버스 꽁무니 쫓아다닌 것이 도움이 된..듯?ㅋㅋㅋ 타워브릿지가 잘 보인다는 땡땡 브릿지를 갔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ㄷㄷ  어쨋든 바람이 너무 불어서 정말로 추웠다는ㅜ 다리 위에서 한참 사진을 찍고 다리를 건너서 또 다른 마켓을 찾으러 갔다. 가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렀는데 한국인 점원을 만났는데 우릴 너무 반겨주셨다:) 그리고는 어느 마켓을 찾아갔는데 쉬는 날이었다. 두둥. 불켜진 가게들만...
우린 마치 우리가 주인이라도 되는 듯이 마켓 한 가운데서 사진찍고 잘 놀았다. ㅋㅋ
그리고는 집에 돌아가는 버스를 탔으나 그냥 가긴 너무 아쉬워서 옥스포드 서커스에서 쇼핑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다. H&M에서 내 자켓도 사고♥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그리고 저들의 표정을 보라. 오지와 이레. 버로우 마켓에서 --브릿지 찾아가는 중에 템즈 강변에 앉아서 쉬고 있을 때의 모습. 정말 피곤함이 절로 느껴진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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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노래가 듣고 싶어 들었을 뿐이고!
다만 그 뮤비 내용이 아리송했을 뿐이고!
놀랐고!
그래서 이 글 쓰고 있고!



이 뮤비를 보라...
난 여자가 하도 달리길래 누구만나러 가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남자와 결혼식에서 뛰어나온 남자가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런가 하고 봤는데...
이건 ... 낚였다
흑흑 생선장사 아저씨랑 결혼하는 남자가 커플이었다네.....

이 노래가 2001년에 나왔는데 이렇게 파격적인 설정을 하다니 ㅋㅋ 시대를 앞서가네;;
이 버전을 포함해서 총 4가지 버전이 있다고 하는데 이 버전 밖에 못 찾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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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everything you are
And everything you were
Your number has been called
Fights and battles have begun
Revenge will surely come
Your hard times are ahead

Best, you've got be the best
You've got to change the world
And use this change to be heard
Your time is now

Change everything you are
And everything you were
Your number has been called
Fights and battles have begun
Revenge will surely come
Your hard times are ahead

Best, you've got be the best
You've got to change the world
And use this change to be heard
Your time is now

Don't let yourself down
And don't let yourself go
Your last chance has arrived

Best, you've got be the best
You've got to change the world
And use this change to be heard
Your time is now

가사가 영화 엘리펀트의 내용과 너무나도 맞는다고 생각한 것은 왜일까.
싸움과 전쟁에 비유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소외되고 관심받지 못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자신들을 피력할 기회를 만든 것만 같다는 생각은 나만 드는걸까.
Your number has been called, you've got to be the best.
이들은 무심한 사람들 속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다만 그 방법이 잘못된 것이었을 뿐.

3일째 이 노래만 계속 반복 재생하고 있는 것 같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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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감독 구스 반 산트 (2003 / 미국)
출연 알렉스 프로스트, 에릭 듀런, 존 로빈슨, 엘리어스 맥코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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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사실 알렉스 프로스트라는 배우 때문에 보게 되었다.
어제 오지가 다운받은 재미없는 코미디 영화 드릴빗 테일러에서 불량배로 나온 배우였는데 너무 귀여워서>_<

이런 나의 의도와는 달리 꽤 무거운 영화였다.
콜롬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영화인데, 이런 무거운 주제와는 달리 너무나도 담담하게 그들의 하루를 담고 있다.

내용: 아버지와의 갈등을 겪는 존, 따돌림을 당하는 미쉘,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으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 이름 까먹었다 미안.(사실, 고등학교에 암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능) 다이어트를 하느라 점심 먹은 것을 토해내는 여자 아이들..
정말 소소한 고등학생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촬영기법: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더욱 소소하게 느끼게 한 것이 바로 이 촬영기법 때문이었던 것 같다. 카메라는 영화 내내 각 캐릭터들을 literally 따라다닌다.

시사: 왕따와 따돌림이 만연한 학교의 모습, 그러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는 선생님들, 폭력성이 짙은 게임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 인터넷으로 너무나도 쉽게 총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 등

 담담하게 그들의 일상을 조명함으로써 나에게도 담담하게 많을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 영화였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엘리펀트 하니까 생각나는 것이 있다. 몇심년전 난무했던 코끼리 밀렵에 의해 그들의 부모를 잃은 새끼 코끼리들이 자라나 성인이 되면서 그 폭력성이 들어나고 있다. 아이큐가 높은 동물인 코끼리가 가족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물며 코끼리가 이런데 상처받은 인간은 어떠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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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전쟁
감독 정지영 (1992 / 한국)
출연 안성기, 이경영, 홍석유, 이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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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한기주는 한국에 돌아와 글을 쓰며 생계를 이어간다. 그는 신문에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연재하게 되고, 그 무렵 전쟁에서 알게 된 변 병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그 날 이후 한기주는 계속 변 병장과 마주치게 되는데…'

 이 영화는 베트남 전쟁의 중심에 있었던, 한 개인에 그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는 그의 전쟁 후의 일상을 쫓는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황폐하게 만들었는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도 누군가 말했듯이... 그들은 전쟁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전쟁을 겪기 전의 자신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이미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겪고 왔기에 그들은 더이상 예전의 그들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육 체적으로는 전쟁에서 벗어났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는 변 병장과 자신은 그런 줄 모르고 있지만 사실은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기주의 마음을 영화를 보며 나 또한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알려고 해도 경험하지 않은 자는 상상도 못할 고통일 것이기에 안다고, 이해한다고 쉽사리 이야기 하기가 미안하게만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 한기주는 변병장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그를 향해 총을 쏜다. 과연 이 총알이 그를 전쟁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줄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살아 돌아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씁쓸하게 했다.

  어느 시각이 옳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기에 다양한 시각으로 전쟁을 바라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전쟁영화가 강대국, 미국의 입장에서 전쟁을 바라보고 미화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시각이고, 이 하얀전쟁의 한기주의 시각도 또 다른 하나이다.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시각으로 전쟁이라는 것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찾아봐야 겠다.

 지금껏 학교라는 공간,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공부만을 위해 살아온 내게 전쟁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게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저 편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내 또래 아이들이 전장에서 싸우고 있을 것이다...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전쟁은 끝나야만 하는 그런 존재이다. 그리고 그것을 끝내기 위해서는 내가 더 많이 알아야겠지. 앞으로 많이 공부해야겠다.

 이렇게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했는데도 여전히 왜 이 영화의 제목이 하얀전쟁인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얀전쟁전장은 피로 얼룩졌는데 왜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제목을 하얀전쟁으로 정했을까? 나는 나만의 해답을 찾아야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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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정혜
감독 이윤기 (2005 / 한국)
출연 김지수, 황정민, 김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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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대한 느낌은, 독특하다. 그래서 더욱 뭔가 숨기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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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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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는데, 도대체 정리를 할 수가 없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전에는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것들이, 너무나도 한꺼번에 나에게 쏟아진 것만 같은 느낌이다. 가슴 한 켠이 무겁고 답답하다. 내 나름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듯하다. 물론 이 책을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들을 회상하면서...

'나도 상당히 음악적 센스가 있는 평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 아이는 나 이상이었어요. 아깝다 싶었지요. 어려서부터 좋은 선생을 만나 규칙적인 훈련을 받았더라면, 상당한 수준까지 가 있었을텐데 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지도 못했을 거예요. 그 아인 그런 규칙적인 훈련을 견뎌내지 못할 아이였거든요. 세상엔 그런 사람도 있어요. 훌륭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체계화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서 재능을 무산시켜 버리고 마는 그런 사람들요. 난 그런 사람을 여럿 보아 왔지요. 예컴대 괸장히 까다로운 곡도 악보를 한 번 보고는 거침없이 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것도 상당한 수준으로요. 보고 있는 사람은 그만 압도돼 버리는 거죠. 나 같은 건 도저히 당할 수 없고 말예요. 하지만 그뿐인 거예요. 그들은 거기에서 앞으로 더 나가지 못하니까. 그럼 왜 그럴까?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안하기 때문이에요. 노력하는 훈련이 다져져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바로 자기 재능을 망치는 거라구요. 섣부른 재주는 있어서 어릴 때부터 노력 없이도 꽤 잘 해내고, 다들 잘한다 잘한다 추켜 세우니까, 노력 따위는 그까짓 것 하고 우습게 여기거든요. 다른 아이가 3주일 걸리는 곡을 절반 동안에 해치우니, 선생도 이 아인 재능이 뛰어나다 싶어, 다음 단계로 그냥 넘어가 버리는 거예요. 그것 역시 남들보다 절반 동안에 해 치우고, 또 앞으로 나가고...... 그래서 노력이라는 것은 알지도 못한 채, 인간 형성에 필요한 어떤 요소를 빠뜨리고 지나쳐 버리는 거죠. 이건 비극이에요. 따지고 보면 나에게도 다소 그런 면은 이었지만, 다행히도 우리 선생님은 굉장히 엄격한 분이었으니까 그래도 이 정도나 된거죠.
 하지만 그 아이에게 레슨하는 일은 정말 즐거웠어요. 고성능의 스포츠 카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꼭 그런 기분이었으니까요. 손가락을 아주 약간 움직이기만 해도 그애는 짜릿짜릿 재빠르게 반응하는 거예요. 좀 너무 빠르다 싶을 때도 있긴 있지만요. 그런 아이를 가르칠 때의 요령은 우선 지나친 칭찬은 삼가하는 거죠. 왜냐하면 어려서부터 칭찬을 받는 일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칭찬을 받아도 고까짓것 하고 기뻐하지도 않거든요. 이따금 적절한 칭찬을 해주면 그만이에요. 그리고 무슨 일이나 강요하지 말 것. 제 스스로 선택하게 할 것. 앞으로 앞으로 나가게만 하지 말고, 멈춰 서서 생각해 보게 할 것. 그것뿐이죠. 그렇게만 하면 아주 잘 돼 나가는 거에요.'

#레이코 여사의 이 말을 읽으면서 나는 '나'에 대해 생각했다. 노력하는 훈련이 다져져 있지 않다는 말이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자랑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다른 애들보다 조금만 노력하면 됐었고 그래서 나 스스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된 것 같다. 그래서 후회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앞으로 나가지만 말고 멈춰 서서 생각해 보는 것.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멈춰 서서 나는 지금 노력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난 하늘을 올려다보고 과일이 떨어지기나 기다리고 있는 건 아냐. 나느 나대로 무척 노력하고 있어. 너보다 열 배는 더 노력하고 있을 거야.
-그럴겁니다. 하고 나는 인정했다.
-그래서 말이야, 때때로 나는 이 세상을 둘러보면 정말 한심해져. 어째서 이 사람들은 노력을 안할까, 왜 노력을 않고 불평만 할까 하고 말이야.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나가사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내 눈으로 보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악착같이, 허리가 휘도록 일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잘못 보고 있는 것입니까?
-그건 노력이 아니라 단순한 노동일 뿐이야. 하고 나가사와는 간단히 말했다. 내가 말하는 노력이란 그런게 아냐. 노력이란 좀더 주체적이고 목적적으로 하는 것을 말하는 거야.
<중략>
그는 담배를 피웠고, 나는 미도리의 부친을 생각했다. 그리고 미도리의 부친은 텔레비전으로 스페인 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노력과 노동의 차이가 어디에 있느냐는 것도 생각조차 안해 봤을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기엔 그는 아마 너무 바빴을 것이다. 일도 바빴고 후쿠시마까지 가출한 딸을 데리러 가기도 해야 했으니까.'

#나또한 나가시와와 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세상 사람들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 이 책을 읽었다고 그런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삶에는 나가시와나 나처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힘든 현실이 도사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사회에 나가 겪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고, 앞으로 배워나가야 할 부분일 것이다.

'비스킷 통에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자꾸 먹어 버리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것만 남게 되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이걸 겪어 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다, 라고.'

#정말 명쾌하고 즐거운, 하지만 너무나도 맞는 인생 철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그녀의 이미지는 밀물처럼 잇따라 나에게 밀려와서, 내 몸을 기묘한 장소로 밀어내고 있었다. 그 기묘한 장소에서, 나는 사자와 함께 살았다. 거기에는 나오코가 살아 있어서 나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혹을 포옹할 수도 있었다. 그 장소에서 죽음이란 삶을 결말짓는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었다. 거기에선 죽음이란 삶을 구성하는 많은 요인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나오코는 죽음을 안은 채 거기에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와타나베. 그건 그저 죽음일 뿐이야. 마음 쓰지 말아요. 하고.
<중략>
기즈키가 죽었을 때, 나는 그 죽음에서 한 가지를 배웠다. 그리고 그것을 체념으로 익혔다. 혹은 익혔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이런 것이었다.
-죽음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
확실히 그것은 진리였다. 우리는 살아감으로 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우지 않으면 안 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해가 가면서, 내 주위의 죽음을 목격하는 일이 늘면서, 나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죽음은 어느날 갑자기 닥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 어쩌면 인간은 죽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것.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편지 쓰겠습니다.
-특히 와타나베의 편지 좋아해요, 나. 나오코는 다 태워 버렸지만...... 그렇게 좋은 편지였는데.
-편지는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태워 버려도 마음에 남는 건 남고, 가지고 있어도 남지 않는 건 남지 않아요.'

#태워 버려도 마음에 남는 것... 와타나베에게 나오코는 평생 그런 존재가 되지 않을까...


이 책의 모든 부분을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내가 좋게 느낀 부분들을 되새기고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것들을 배울 뿐이다. 일 년, 이 년, 해가 갈 수록 책을 다시 읽으며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늘지 않을까 한다. 오랜만에 정말 책이란 것의 소중함과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 그런 책이었다. 하지만 조만간에 또 하루키의 작품을 읽을 엄두는 나지 않는다. 너무나도 많은 것은 나에게 안겨주는 이야기들이기에 내가 감당해 낼 수 없을 것 같다. 때가 되면, 나에게도 조그만 여유가 생기면 그 때 또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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